"별자리"라는 말의 유래
예전에 시험문제에 이런 게 나왔다고 한다.
문제: 다음 중 별자리가 아닌 것은?
1) 사자자리  2) 카시오페이아자리  3) 오리온자리  4) 북두칠성

답은 4) 북두칠성...

물론 학생들과 부모들에게 엄청난 항의를 받았다. 그러나 정답은 번복되지 않았다. 현행 교과서 체제에서는 "별자리"라는 것은 "constellation"을 뜻하고, 이것은 국제천문연맹(IAU)에서 정한 88개의 별자리로 국제적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사마천의 사기라는 역사서의 천관서(天官書)라는 챕터가 있다. 당시까지 전래되던 중국의 별자리들을 정리하였다.
그후 약 800여년 후인 8세기 당나라 때, 이 책에 대한 주석서가 출간되었다. 그 책에 星座라는 말이 나온다. "星座는 존비가 있어서, 마치 인간의 관직에 서열이 있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天官이라고 말한다."
일본인들이 서양의 constellation을 번역할 때, 이 星座(성좌)란 말을 사용하였다.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이 말을 수입하여 순우리말로 번역한 것이 바로 "별자리"이다.

constellation은 별들을 선으로 이어놓은 별들의 무리가 아니다. 이것은 하늘을 88개의 섹터로 나누어 놓은 영역이다. 별들을 선으로 이어서 별들의 무리로 생각하는 개념은 asterism이다. 이 asterism도 우리 말로는 "별자리"로 번역이 되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잘못된 것이다. 그러면 별떼나 별무리라고 새로 이름을 지으면 어떨까? 그러나 별떼는 star-cluster를 나타내는 용어로 쓰이고 있고, 별무리는 해무리나 달무리의 용례와 혼동을 줄 수 있다. 왜냐하면 별무리(star halo)라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는 없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성수(星宿)라는 개념을 사용하였다. 여기서 宿는 "잘 숙"이 아니라 "별자리 수"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宿는 28宿를 말하며, 달이 지나다니는 백도(白道)에 있는 28개의 별자리를 말한다. 1달은 약 28일이기 때문에 달이 하루에 하나씩 이동하게 되어 있다. 우리나라 사서나 중국 사서를 보면, 별자리를 말할 때, 무슨무슨 星이라고 말한다. 즉 天津星, 文昌星, 參星, 心星과 같은 용례이다. 이 경우 星은 단지 "별 하나"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별자리를 뜻한다. 물론 헌원대성(軒轅大星), 심대성(心大星)과 같은 경우에는 특정한 하나의 별을 가리킨다. "별들을 이어놓은 한 무리의 별들"을 "별자리"로 보는 동양의 별자리는 asterism이고, 이것을 성수(星宿)라고 부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말을 순우리말로 고치면 무엇이 될까? 역시 "별자리"가 적합할 것이다.

constellation이 별들이 차지하고 있는 영역을 뜻하므로 역시 "별자리"라고도 할 수 있겠으나, 오히려 애초에 "별터"라는 용어를 썼다면 어땠을까? 즉 constellation=별터, asterism=별자리....
by 도원 | 2006/09/07 11:24 | 도원눌어 | 트랙백 | 덧글(6)
Commented by 데블켓 at 2006/09/09 12:07
그렇군요.
그런데 constellation나 asterism 모두 (초중고)교과서에서는 혼용해서 쓰는 것 같던데요.
애초에 이런 문제 내는 것 자체가 말장난 같단 생각이 듭니다.
Commented by 황태욱 at 2006/09/16 01:35
북극성도 하나가 아니고 5개였다고 한 글을 어느 한 의사가 쓴
"음양오행으로 가는 길"이란 책에서 동양 천문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본 기억이 나네요.

우리별자리에도 그 글이 있었는지는 아리송하고요.^^

별터.. 좋은 말이네요.
Commented by 도원 at 2006/09/16 09:53
북극성이 다섯 개가 있다니..? 한의사들을 믿으세요?
Commented by 황태욱 at 2006/09/19 16:04
아마.. 그 책 저자가
북극오성이란 글자에 집착했던 것 같네요.^^

우리별자리 2005년12월30일판 69쪽에 보니 북극오성이란 별이 있군요.

아마 그 글자를 보고 북극은 5개 별이었다 뭐 그런 식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별로 안 믿어요..^^

천문류초 번역판 사려고 하는데 역자 마음대로 해석했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긴 합니다.
Commented by 도원 at 2006/09/19 17:57
북극오성, 북두칠성, 삼태육성 등등은 "아무개 별자리 몇 개의 별로 되어 있다"는 동양 별자리 명명법입니다.

천문류초 -->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
Commented by 황태욱 at 2006/09/20 13:57
고맙습니다.

천문류초는 한문 공부해서 읽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이겠네요.@@

이렇게 믿을 게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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